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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탐방①] 건조 공정의 최전선, 가공부

samsungshi 2012. 11. 20. 10:02

설계를 마친 선박은 가공, 조립, 선행도장과 선행의장, 탑재와 건조, 도장, 진수, 의장, 시운전 등의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데요. 이 과정을 조선소 부서 탐방 형식으로 차례차례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많이 지켜봐 주세요^^

첫 순서는 건조 공정의 최전선, 가공부입니다.

가공부는 설계도면이 현장에 첫 선을 보이는 곳입니다. 가공부는 설계도면에 따라 철판을 자르고, 구부려 블록 모양에 맞추는 작업을 하죠. 육중한 프레스와 로봇용접기, 철판에 곡선을 만드는 장인의 손길이 어우러진 가공부의 풍경을 소개합니다.

선박 건조의 첫 단추를 꿰다

가공부는 선박 건조의 출발선에 있습니다. 가공부는 철판을 자르는 가공1과, 철판을 구부리는 가공2과 그리고 취부와 배재 등 소조립을 담당하는 소조립과로 나뉘는데요.


▲ 가공공장 전경

가공1과는 철판 절단을 담당합니다. 작업자가 직접 운용하는 자동절단기는 별도의 고정레일 없이도 곧게 철판을 자를 수 있습니다. 절단기에 장착된 무게추 모양의 장치가 절단기의 길을 바로잡아 주기 때문이죠.

플라즈마(PLS) 절단 장비는 40톤 이하의 철판을 절단합니다.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장비를 지켜보고 있으면 어느새 1mm의 오차도 없는 도면 그대로의 철판이 나옵니다.

NCG 절단장비는 40톤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가공합니다. 철판의 두께만큼 화력도 어마어마하죠.

선박의 모든 부분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철판이기에 넓다란 작업장을 메운 장비들은 한순간도 쉬는 일 없이 분주히 일합니다.

일부 장비는 일본에서 처음 들여올 때, 주간 업무만 한다는 가정 하에서 10년 수명을 약속받았다 합니다. 이 곳에선 밤낮으로 일하면서도 벌써 18년째 가동되고 있죠. 장비를 운용하고 관리하는 가공부 사우들, 그리고 기계지원부 공무부서의 적극적인 지원사격까지! 우리 회사 기능인들의 실력에는 장비를 생산한 일본에서도 깜짝 놀란다고 합니다.

철판 속의 곡선미를 찾아서



가공2과는 프레스(펀치와 다이스로 판금을 가공하는 작업)와 히팅(열과 물을 이용해 곡을 만드는 작업)을 담당합니다. 가공1과에서 절단한 철판을 선박의 각 부위에 맞춰 모양을 잡아주는 일이죠.

2,200톤 프레스는 거대한 몸집이 인상적입니다. 크기가 큰 만큼 두꺼운 철판도 거뜬히 구부릴 수 있습니다. 2,200톤 프레스의 동생 격인 1,500톤프레스는 상대적으로 작은 철판을 대상으로 쓰입니다. 작업자들은 2인 1조로 나뉘어 한 사람은 장비를 다루고, 다른 사람은 철판이 휜 정도를 확인한답니다.


▲프레스 작업 모습

기계로 만들기 어려운 곡면은 작업자가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가스 토치 하나와 물이 나오는 호스를 손에 들고 작업에 열중합니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작업인만큼, 작업자 대부분이 1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들입니다.


▲ 곡가공 작업 모습

곡이 잡힌 철판들은 다음 작업장으로 가기 위해 차곡차곡 정리됩니다. 이 곳에서 가공한 철판들은 선수. 선미부 블록에 가장 많이 활용됩니다. 선수부와 선미부의 곡면은 선박 운항에 있어 물의 저항을 가름하는 요소입니다. 연비절감은 물론이고 배의 전체적인 성능까지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죠.

정성어린 손길을 거친 철판들이 하나하나 모여 만들어진 부드러운 곡선의 블록! 그 매끈한 자태는 '선박의 꽃'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용접할 땐 스트레칭을 잊지 마세요



조립은 블럭을 처음으로 용접하는 공정입니다. 소조립 업무를 담당하는 소조립과는 취부(용접전 부재 가용접), 용접, 자동, 배재(절단된 부재와 소조립 블록을 운송)반으로 나뉩니다.

취부는 두세 명이 한 조가 되어 작업합니다. 후공정을 수월하게 하고자 기울기와 치수에 대해 꼼꼼히 확인한 뒤, 가용접 작업이 이어지게 됩니다.


▲ 취부 작업 중인 작업자

취부가 끝나면 본격적인 용접 작업 차례입니다. 수동 용접은 허리를 구부리고 이동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장시간 일하다보면 허리나 목에 무리가 오기 쉽죠. 때문에 휴식 시간마다 작업자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스트레칭을 빼놓지 않습니다.

한편 용접 현장에선 로봇이 사람 대신 바쁘게 움직이는 이색적인 풍경도 펼쳐집니다. 여러 대의 용접기가 일제히 움직이며 불꽃을 내는 모습에는 전율이 일 정도랍니다.


▲ 자동 용접로봇

단단한 철판을 자르고 구부리는 가공부 현장은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나보다는 우리가 중요하다는 점이죠. 이처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직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최고 품질의 선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