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 이야기/- SHI 사람들

우리의 별난 취미를 소개합니다.

samsungshi 2013. 6. 1. 19:45

"취미가 뭐예요?"
사적인 자리에서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으레 나오는 질문이죠. 수없이 들어본 질문인데도, 뾰족한 답을 갖고 있기란 쉽지 않습니다. '악취미가 무취미보다 낫다'는 일본 속담처럼, 사소한 취미 하나라도 삶을 훨씬 풍요롭게 만들곤 하는데요. 오늘은 톡톡 튀는 취미 생활로 인생을 가꿔 나가는 삼성중공업 직원들을 소개합니다.

 

#1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나는 레고로 재테크한다!

구조설계2팀 정성환 사원의 취미는 '레고 수집'입니다. 어릴 적 친구 집에서 본 해적선 레고를 너무나도 부러워 했던 정 사원은 장차 돈을 벌면 나만의 '레고 마을'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어왔다고 해요. 레고는 '어린 아이 장난감' 아니냐고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말씀!

레고는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유용하다고 알려졌는데요. 때로는 이 레고가 재테크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놀~라운 사실! 실제 완판된 레고는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가치가 오르는데요. 레고 마니아들의 열정이 희귀해진 레고의 값을 높이는 셈이죠. 특히 한정판 레고의 경우, 마니아들은 보통 2개 이상을 구입해 한 세트는 자기가 실제로 만들고, 다른 것은 포장도 뜯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가치가 올라가면 되판다고 합니다.

"제가 어릴 적에 샀던 공항 레고가 지금 200만 원 정도 하더라고요. 그 땐 미처 몰랐기에 사촌 동생에게 턱, 하고 선물해 버렸죠, 하하! 조금씩이나마 지금 제 레고들의 가격이 오르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든든합니다!"

항상 즐기면서 재미나게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정 사원에게 레고는 그 목표를 이루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어릴 적 꿈꿔왔던 나만의 레고 마을을 꾸미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돈도 벌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일이겠죠?

 

#2 DIY 가구 제작, 어렵지 않아요~

요즘 '친환경'이 대세인데요. 친환경 컨셉에 꼭~ 맞는 취미가 있으니, 바로 DIY 가구 만들기 입니다. 메카트로연구센터 윤국원 선임은 아파트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다가 DIY를 시작했는데요. 화장실에 놓인 선반이 첫 번째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단순한 DIY 수준이었죠. 조금씩 나무의 질감에 빠져들면서 목공만의 섬세한 매력을 느꼈어요. 지금은 전통 방식의 짜맞춤 가구를 즐겨 만들고 있습니다."

DIY 가구, 그것도 짜맞춤 가구라니?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짜맞춤 가구란 끌, 대패, 톱 등 수공구를 사용하여 나무를 재단하고 결합부위(암장부, 숫장부)를 만들어 프라모델 조립처럼 끼워 맞춘 가구입니다.

 나무의 수축과 팽창을 감안하여 꼼꼼히 설계하고 제작하면 오히려 못이나 피스 등 부자재가 들어간 가구보다 더욱 견고하다는 장점이 있죠. 뿐만 아니라, 직접 만든 짜맞춤 가구를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해 나가면서 '우리 가족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은 각별한 보람을 선사합니다.

"사실 가구를 만들면서 항상 칭찬만 듣진 않습니다. 가족들이 느끼는 불편한 점 역시 받아들여서 다음 작품에서 개선해 나가곤 하죠. 요즘엔 토요일마다 아들이 공방에 놀러오는데요. 평소 갖기 힘든 아빠와 아들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요즘 윤 선임은 내년 아들의 입학을 앞두고 책상, 책장 등 공부에 필요한 가구를 만들 생각에 들떴다고 합니다. 그의 손때 묻은 가구와 함께 행복도 집안 구석구석에 스며들 것 같습니다.

 

#3  "아빠! 어디가?" 추억과 감성을 키우는 박물관 여행

최근 아빠와 아이들의 발랄한 추억 만들기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삼성중공업에도 특별한 여행으로 아이의 감성을 쑥~쑥 키워주는 아빠가 있답니다. 바로 대덕선박연구센터 박종우 수석 가족의 박물관 여행 이야기입니다.

"출장 중에 대기 시간이 남아 영국 박물관에 들른 적이 있어요. 메소포타미아 문명 전시물을 보다가 문득 제가 어린 시절에 이 곳에 올 수 있었다면 전혀 다른 길을 원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후로 제 아이가 인생의 선택을 하기 전에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되도록 많이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박물관 여행은 배낭 여행과는 달리 유명 박물관 중심으로 며칠씩 체류하며 전시물과 도시를 찬찬히 돌아보는 컨셉이었습니다. 여행을 앞두고 필요한 배경 지식을 온 가족이 함께 꼼꼼히 짚어볼 때면 또래 아이들과는 달리 역사책 앞에서 사뭇 진지해지는 아이가 대견하다고 하네요. 그런가하면 더없이 순수한 아이 덕분에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긴다고 합니다. 박 수석 가족이 바티칸 박물관을 찾았을 때의 재밌는 이야기 하나를 들어볼까요?

"저희 가족이 비록 신자가 아니지만 베드로 성당을 바라보며 경건한 마음으로 절로 두 손을 모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제 딸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진지한 얼굴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어요. 지나가시던 노신부님께서 축복을 해주시고, 또 많은 방문객들이 딸 아이의 순수한 눈물에 감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신부님의 축복 덕분인지 여행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물어보니 아이는 기차에 두고 온 베니스제 팔찌가 떠올라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군요. 신부님도 아이니까 이해해 주시겠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