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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기숙사 ③] 신입사원의 품격, 신사의 품격을 아는 사람들

samsungshi 2012. 11. 22. 10:02

우당탕탕 기숙사 그 세번째 시간. 

2012년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한데 모인 홍성득 사원 세대를 찾았습니다. '시작이 반이다', '첫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라는 말처럼 어떠한 일이든 첫 시작은 항상 중요한 법. 설렌 하루하루를 열어가는 이들의 '반전 매력'과 함께 미래를 향한 꿈과 각오를 들어봤습니다.

반전매력의 사나이들이 뭉치다

해가 어스름해진 저녁, 53기 신입사원들의 보금자리로 들어섰습니다. 취재 기자도  신입사원 입문교육 당시 함께 지냈던 그 집이죠. 그 후로 채 한달이 되지 않았는데, 그새 많아진 가재도구들이 낯설기만 하네요.

세대원 중 맏형인 생산3담당(사외공정운영) 홍성득 사원은 틈이 날 때마다 정리정돈 삼매경에 빠진답니다. 정리정돈을 즐긴다고 해서 까다로운 성격일 거라 생각한다면 오산. 순간적인 포인트를 잡아 재치있게 풀어내는 말솜씨 역시 홍 사원만의 장기입니다. 특히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 '드립(애드립의 준말)의 기술'만큼은 둘째 가라면 서럽다는 게 세대원들의 설명입니다.

해양시운전1부 권두진 사원은 차분해 보이는 첫 인상과 다르게 카메라만 손에 들어오면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는 자타공인 '셀카매니아'라고요. 카메라를 쥐는 순간 여지없이 뒤집히는 그의 이미지에 연수 생활을 함께 했던 동기들도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


▲ 정리정돈을 즐기는 홍성득 사원(왼쪽)셀카매니아 권두진 사원(오른쪽)

해양조립1부 정병기 사원은 겉보기에 검게 그을린 상남자 스타일의 풍채가 눈에 띕니다. 외모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귀여운 말투와 수줍은 미소가 정 사원의 숨겨진 매력 포인트. 설거지, 빨래 등 집안일에도 먼저 팔 걷고 나선다고 하니 일등 신랑감이 따로 없겠죠?

취재 당일에는 옆집에 사는 해운부 설임식 사원도 찾아왔답니다.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아무리 늦은 시간의 호출에도 달려가는 의리파랍니다. 그러나 마음의 짐을 나누며 소주 한 잔을 거칠게(?) 털어넣는 이미지는 그와 거리가 멀답니다. 사실 설 사원은 술을 한 잔도 할 수 없는 체질이기 때문이죠. 이래저래 불편할 법도 한데, 오히려 그는 술 취한 친구들의 뒷바라지를 해주며 상담의 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고요.


▲ 일등 신랑감 정병기 사원(왼쪽)과 옆집 남자 설임식 사원(오른쪽)

하나 둘 채워가는 재미



기숙사에 처음 들어선 8월의 여름날. 당시 이 집은 먼지만 수북히 쌓인 채 방치돼 있었답니다. 세 사람은 깨끗한 집을 만들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죠. 장장 두 시간에 걸쳐 쓸고 닦은 후에 마셨던 시원한 맥주의 맛은 지금까지도 생생하다고요.
 
이사온 후로는 집을 꾸미기 위한 쇼핑에 한동안 분주했답니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살림을 채워가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이 날 집에는 늦더위에 고민하던 세대원들이 주문한 책상용 선풍기와 각종 심부름 내기에 쓰일 '젠가(나무 블록을 쌓는 게임)'가 도착했습니다.

세대원 모두가 갓 입사한 동기다 보니 분위기는 밝기만 합니다. 언제나 청소는 함께 하고, 요즘 인기 있는 휴대폰 게임 '애니팡'이며 젠가까지 함께 할 정도로 정이 깊답니다.

한 번은 입사동기의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동영상을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졸업식을 갖는 친구에게 '어떻게 하면 먼 거리를 극복하고 직접 축하한 것처럼 감동을 줄 수 있을까'하는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졸업축하 동영상이었죠. 세대원 모두가 '후레쉬맨' 컨셉으로 맘껏 망가져 큰 웃음을 선사했답니다.

출발선에서 미래를 그리다

신입사원에게서 회사 이야기도 빼놓을 순 없겠죠?

이들이 처음 만난 거제조선소는 웅장함 그 자체였답니다. 넓은 조선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일하는 모습이 신기했죠. 거대한 선박이며 해양설비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답니다.


▲ 왼쪽부터 홍성득, 설임식, 권두진, 정병기 사원

배치 받은 부서의 선배들이 한결같이 '바다사나이' 특유의 시원시원한 성품인 탓에 하루가 다르게 '신입사원의 품격'을 갖춰 나간다는 이들에게 신입사원으로서의 꿈을 물어 보았습니다.

"현재의 업무를 빨리 익히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회사 전체를 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죠. 나중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까마득한 선배님들이 많잖아요. 언젠가 그 자리에 서서 뒤돌아봤을 때 후회가 없었으면 해요."

홍성득 사원과 설임식 사원이 앞다퉈 대답했습니다.

반면 권두진 사원의 포부는 좀 더 구체적입니다.

"제 부서는 외국 선주사와 협업할 때가 많아요. 언젠가 외국 근무도 경험해서 글로벌 업무 능력을 키우고 싶어요. 물론 준비를 많이 해야 그런 기회가 오겠죠?"

정병기 사원은 30년 후엔 우리 회사의 임원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맡은 업무는 물론이거니와 틈틈이 경영에 대해서도 공부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신입사원의 품격은 다름 아닌 꿈과 패기. 먼 미래를 바라보며 선배들의 뒤를 쫓아 총총히 달려 나가는 네 사람, 아니 모든 신입사원들은 오늘도 각자의 꿈에 한 걸음 다가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