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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이야기] 바다 위의 움직이는 정유공장, FPSO

samsungshi 2011. 3. 3. 09:02

FPSO라고 들어보셨나요? ^^
FPSO의 의미는 영어의 약자 그대로 심해 유전지역에서 물 위에 떠서(Floating, 부유식), 원유를 추출하고 끌어올려(Production), 배 밑의 거대한 탱크에 저장했다가(Storage), 셔틀탱커와 같은 운반선을 통해 저장한 기름을 건네주는(Offloading) 역할을 하는 선박 형태의 설비입니다.


한마디로 "바다 위의 움직이는 정유공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유 시추 플랫폼과 같은 설비를 배 위에 옮겨 놓은 석유시추선이라고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거에요.


일반적으로 FPSO는 엔진이 없어 자력으로는 항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석유가 매장된 지역을 찾으면 예인선을 이용하여 해당 지역으로 FPSO를 끌고 와서 그 곳에 고정시킨 후 수십 년을 움직이지 않고 선박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파도가 거칠고 빙하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는 석유자원 매장을 발견해도 사실상 채굴이 어려워, 온화한 지역 등 제한된 수역에만 투입됩니다.

FPSO는 외형에서도 일반 선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 선박은 항해할 때 저항을 적게 받도록 설계되어 있는 반면 FPSO는 항해 목적 보다는 오랫동안 한 곳에 고정시켜 놓고 원유를 시추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앞부분이 평평하게 각이 져 있습니다.

 

FPSO 종류 중 하나로 FSO(Floating Storage and Offloading System)가 있는데요, FPSO와는 달리 원유를 정제해서 분리하는 기능은 없으며, 잠시 저장했다가 운반선에 전달하는 역할만 담당합니다.
Topside라 불리는 상부 원유 정제설비가 없기 때문이죠.


이러한 일반적인 FPSO와는 달리 삼성중공업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FPSO를 개발하였습니다.
극지방에서 빙하라든가 유빙 등과의 충돌을 피하고 해상 원유 채굴을 가능하게 해줄 ‘세계 최초의 자항추진 FPSO’가 바로 그것입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PSO는 하루에 10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으며, 백 년에 한 번 발생할 수도 있는 최악의 파도에도 끄떡 없을 만큼 단단한 내구성을 갖췄습니다.
특히, 빙하 출몰 시에는 그것을 깨면서 나아갈 수 있는 한 단계 높은 내빙 기능으로 10,000톤짜리 빙산과 충돌해도 손상이 없도록 선체가 특수하게 설계 되었습니다.

▶ 자항추진 FPSO 능가라호

또한, 보통의 다른 FPSO와는 달리 두개의 엔진과 프로펠러를 장착하여 선박의 방향을 바꾸거나 긴급사항 발생 시 유전개발을 즉시 중단하고 자력으로 대피할 수 있는 제어기능을 장착하였습니다.

 

한편,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자항추진 FPSO 능가라호’는 초단기 공사기간 기록, 선주 지적사항 제로, 고품질 실현에 따른 선주 만족도 100점을 받으면서 세계 3대 조선해양전문지(미국의 마리타임리포터<Maritime Reporter>와 마린로그<Marine Log>, 영국의 네이벌아키텍트<Naval Architects>)에서 선정한 ‘최우수 선박상'을 휩쓸며 조선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자항추진 FPSO의 개발은 세계 조선역사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사건이었으며, 삼성중공업의 높은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 낸 자항추진 FPSO처럼 앞으로도 새로운 선박들의 탄생을 기대해 봅니다.